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판단과 선택 앞에 서게 됩니다. 그 결정들은 단순히 개인의 취향이나 효율성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으며 때로는 ‘무엇이 옳은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우리 앞에 던지게 만듭니다. 특히 요즘처럼 가치관이 다원화된 사회에서는 예전처럼 선과 악, 옳고 그름이 명확하게 나뉘지 않습니다. 같은 상황을 두고도 사람마다 전혀 다른 해석과 판단을 내리며 타인의 기준을 비판하거나 나 자신의 결정에 대해 끝없이 의심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나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을 내리는가’라는 질문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김용규 작가의 『무엇이 옳은가』는 바로 그 질문 즉 옳고 그름의 기준이 모호해진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어떻게 윤리적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를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교훈이나 결론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독자가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사유의 도구를 제공합니다. 철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우리의 일상과 선택을 바라보게 하며 이 혼란스러운 시대에 필요한 윤리적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한마디로 『무엇이 옳은가』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인류의 오래된 질문을 오늘의 언어로 오늘의 문제에 맞게 풀어낸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상 속 윤리적 질문, 우리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무엇이 옳은가』는 단순히 철학 개념을 설명하는 책이 아닙니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도덕적 판단의 순간들을 소재로 삼아 독자가 직접 사유에 참여하도록 유도합니다. 예컨대 친구의 부정행위를 목격했을 때 침묵하는 것이 우정의 예의인가 아니면 정의를 위해 알리는 것이 옳은가? 또는 직장에서 동료의 실수를 덮어줘야 할지 솔직하게 보고해야 할지처럼 우리의 삶 속에서 자주 맞닥뜨리는 현실적인 딜레마들이 책의 서두를 장식합니다. 이러한 질문들은 단순히 옳고 그름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그 판단의 근거가 무엇인지 나의 가치 기준이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김용규 작가는 칸트의 의무론, 벤담과 밀의 공리주의, 아리스토텔레스의 덕 윤리 등 주요한 윤리학 이론을 독자의 삶에 밀착된 언어로 풀어냅니다. 이를 통해 독자는 스스로 특정한 가치체계 안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더 나아가 그것을 어떻게 적용할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장점은 철학을 추상적인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삶을 움직이는 동력’으로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흔히 “이건 그냥 내 성격이야”, “그 상황에서는 누구나 그랬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판단을 정당화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판단들이 철학적 전제와 무관하지 않음을 드러냅니다. 우리의 무의식적인 선택과 반응 속에도 분명한 철학적 토대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놀라움과 동시에 책임감을 안겨줍니다. 『무엇이 옳은가』는 독자에게 답을 주는 책이 아니라 질문하는 힘을 길러주는 책입니다. 그리고 그 질문을 통해 우리는 좀 더 윤리적이고 성찰적인 존재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철학은 삶의 언어가 될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철학을 삶과 동떨어진 학문으로 여기곤 합니다. 너무 어렵고 현실과는 거리가 멀며,실용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많습니다. 그러나 김용규 작가는 『무엇이 옳은가』를 통해 철학이야말로 삶의 언어이며 우리가 매일같이 직면하는 선택의 순간마다 깊은 영향을 미치는 사유의 틀임을 보여줍니다. 철학은 결코 거창한 담론이 아니며 우리의 사고방식을 구성하고 가치판단의 기준을 정립하는 가장 근본적인 작업임을 이 책은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책에서는 ‘공정한 사회란 무엇인가’, ‘개인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 ‘공익과 사익이 충돌할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와 같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방역을 위한 통제와 개인의 자유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같은 물음은 공리주의와 자유주의의 관점에서 전혀 다르게 해석됩니다. 김용규 작가는 이처럼 시의적절한 사례들을 통해 철학적 사유가 얼마나 현실에 밀접하게 닿아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철학은 삶의 중심에 ‘질문’을 두는 학문입니다. 그는 철학이 정답을 주는 학문이 아니라 더 나은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을 붙들고 살아가는 방식을 알려주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더욱 유효한 자세입니다. 인터넷 검색 몇 번이면 ‘정답’이 쏟아지는 시대, 중요한 것은 무엇이 옳은가를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입니다. 철학은 그 판단력을 길러주는 기초 체력이자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정신의 연습장입니다. 『무엇이 옳은가』는 그런 의미에서 독자가 철학이라는 도구를 손에 쥘 수 있게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를 바꾸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철학은 더 이상 책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언어로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됩니다.
옳고 그름을 묻는 태도 자체가 성숙한 삶의 출발점입니다
『무엇이 옳은가』는 세상에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정답이 없는 문제 앞에서 무엇을 기준 삼아 고민하고 결정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줍니다. 이 책은 윤리적 고민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서이며 자신의 생각과 태도를 성찰하게 만드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무엇이 옳은가”를 자문하는 태도는 단지 도덕적으로 바른 사람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스스로를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인격의 기반을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불확실하고 빠르게 변하는 시대일수록 우리는 더 자주 그리고 더 깊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물음의 여정을 시작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훌륭한 첫걸음이 되어줄 것입니다. 특히 윤리적 혼란과 도덕적 상대주의가 팽배한 현대 사회에서 자신만의 윤리적 나침반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무엇이 옳은가』는 단단하고 믿을 만한 동반자가 되어줍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져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같은 사건 앞에서도 예전보다 더 멈추어 생각하고 더 넓은 관점으로 상황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것이야말로 철학이 그리고 이 책이 우리에게 선물하는 가장 큰 변화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