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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무언가가 궁금해지는 순간, 거의 반사적으로 휴대폰을 집어 듭니다. 맛집이 어디인지, 영업시간은 언제까지인지, 요즘 재미있는 드라마는 무엇인지, 눈에 좋다는 영양제는 어떤 성분이 좋은지, 이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레시피는 무엇인지까지요. 심지어 누군가의 나이처럼 사소한 정보도 검색하게 됩니다.
이런 행동이 특별하다고 느껴진 적은 없습니다. 주변을 봐도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대화 중에 모르는 이야기가 나오면 누군가는 자연스럽게 “잠깐만, 찾아볼게”라고 말하며 검색창을 엽니다. 검색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거의 ‘반사작용’에 가까운 행동이 되었습니다.

궁금증은 해결되는데, 정보는 오래 남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얻은 정보가 제 안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궁금해서 검색했고, 답을 확인했고, 그 순간의 궁금증은 분명 해소되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그 내용이 또렷하게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슷한 상황이 다시 오면 “전에 봤던 것 같은데…” 하며 다시 같은 내용을 검색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결국 제 머릿속에는 ‘답’보다 ‘검색하는 방법’이 더 선명하게 남습니다. 무엇을 검색해야 하는지는 기억하지만, 그때 얻었던 정보 자체는 희미해지는 것입니다. 필요하면 언제든 다시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 굳이 기억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억은 점점 휴대폰으로 옮겨갔습니다
예전에는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들의 전화번호를 자연스럽게 외우고 다녔습니다. 몇 개 정도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번호는 이제 머릿속이 아니라 휴대폰 안에 들어 있습니다. 연락처를 외우지 않아도 전혀 불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외우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되자, 우리는 ‘기억하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할 때 꺼내보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기억은 점점 개인의 능력이라기보다 기기의 기능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생각보다 검색’을 먼저 하게 되었을까
예전에는 모르는 것이 생기면 잠시라도 스스로 생각해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왜 그럴까?” 하고 추측해보거나, 어렴풋한 기억을 더듬어 답을 만들어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그런 과정이 생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궁금증이 생기면 곧바로 정답이 화면에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검색은 빠르고 정확합니다. 틀릴 가능성도 적고, 시간도 거의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생각해보기’보다 ‘정답을 확인하기’를 먼저 선택하게 됩니다. 생각보다 검색이 앞서는 흐름이 어느새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습니다.
검색이 당연해진 이유는 편리함만은 아닙니다
우리가 검색부터 하게 된 이유는 단지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만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틀리고 싶지 않다”는 마음,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불안이 더 빠른 정답을 요구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정답을 바로 알면 마음은 편해집니다. 하지만 그만큼 스스로 추측하고 정리하는 시간은 줄어듭니다. 우리는 점점 ‘생각하는 사람’이라기보다 ‘확인하는 사람’에 가까워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검색을 늦춰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은 검색을 조금 늦춰보고 싶습니다. 바로 답을 보기 전에 “나라면 어떻게 생각할까?”를 먼저 떠올려보는 것입니다. 틀릴 수도 있고, 애매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분명 제 생각이 됩니다.
검색은 언제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은 잠시 멈추지 않으면 시작되지 않습니다. 아주 짧은 순간이라도, 정답보다 먼저 떠오르는 내 생각을 한 번쯤 붙잡아보고 싶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