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신은 존재하는가?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협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들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보지만 선뜻 답을 내리기 어려운 주제입니다. 그것들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서 인간 존재의 본질과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결정짓는 근본적인 물음이기도 합니다. 『빅 퀘스천(Big Questions)』은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생애 마지막까지 붙잡았던 인류의 궁극적 질문들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호킹은 이 책을 통해 과학적 통찰과 철학적 사유를 넘나들며 우리가 직면한 본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명료하면서도 도전적인 시각을 제시합니다. 그는 복잡한 물리학 개념이나 최신 과학 이론을 단순한 언어로 풀어내며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과학자의 견해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이 직면한 윤리적·사회적 과제를 통찰력 있게 풀어냅니다. 호킹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과학기술이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올수록 더욱 명확하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빅 퀘스천』은 그의 마지막 유작이자 그의 지적 유산을 집약한 책으로서, 과학과 철학, 사회를 넘나드는 통찰을 원하는 독자에게 의미 있는 독서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 책은 과학을 이해하려는 사람뿐만 아니라 오늘의 인간과 내일의 인류를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깊은 자극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신은 존재하는가? – 과학과 종교 사이의 균형을 묻다
『빅 퀘스천』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질문 중 하나는 “신은 존재하는가?”입니다. 호킹은 이 질문에 대해 명확하고도 단호한 과학자의 입장을 밝힙니다. 그는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더 이상 초자연적 존재나 창조자의 개입 없이도 우주의 기원과 구조를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에 따르면 빅뱅 이론과 양자 중력의 개념만으로도 ‘우주가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 제시할 수 있으며 물리학의 법칙은 그 자체로 자족적이라고 설명합니다. 호킹은 “우주를 만든 창조자가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를 피력하면서 무(無)에서 자연 법칙에 따라 우주가 자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시간 자체도 우주의 시작과 함께 생겨났다”고 설명하며 이로 인해 시간 이전의 ‘원인’이라는 개념은 과학적으로 무의미해진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고대 철학과 종교가 오랫동안 붙잡아 온 인과론적 신 개념에 근본적인 도전을 제기하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호킹은 종교 자체를 폄하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과학과 종교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자 한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그는 종교가 인간의 감정과 도덕적 틀을 제공하며 많은 이들에게 위안이 된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학은 자연 현상을 객관적이고 반복 가능하게 설명하며, 예측 가능한 지식을 제공하는 도구라는 점에서 전혀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고 강조합니다. 이 장에서 호킹은 신에 대한 논의를 단순히 '신은 없다'는 주장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이 문제를 지식의 진화, 인간 인식의 확장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그는 과학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며 그 경계를 넘어서는 것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를 견지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독자에게 과학과 종교의 본질적 차이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각자의 신념과 세계관을 더욱 깊이 성찰하도록 돕습니다.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 – 과학기술이 가져올 위험과 가능성
호킹은 『빅 퀘스천』에서 인공지능(AI)에 대해 놀라울 만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우려를 표합니다. 그는 인공지능이 단지 기술적 진보에 그치지 않고 인류 문명의 방향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봅니다. 특히 자율성을 갖춘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인간은 더 이상 그들을 완벽히 통제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공상 과학이 아니라 실질적인 위협으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AI는 계산 능력과 학습 속도, 판단력 측면에서 이미 인간을 뛰어넘는 단계에 도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통적인 산업과 고용 구조, 교육 시스템, 심지어 윤리 체계까지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호킹은 특히 “완전한 인공지능은 인류의 종말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강한 표현을 사용하면서 인간이 기술 발전의 속도에 비해 그것을 다룰 준비가 부족하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하지만 그는 인공지능의 발전을 전면적으로 부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이 잘 설계되고 관리된다면 암 치료, 빈곤 문제, 기후 위기 대응 등 수많은 인류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도 크다고 말합니다. 핵심은 인공지능을 어떻게 설계하고 어떤 철학적·윤리적 기준에 따라 운영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는 점입니다. 호킹은 또한 유전자 편집, 우주 이주, 로봇 공학 등 다른 과학기술 발전 영역에 대해서도 유사한 시선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는 기술 자체는 도구일 뿐이며 그것이 인류에게 해가 될지 유익할지는 오롯이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합니다. 『빅 퀘스천』은 단지 기술의 장밋빛 미래를 꿈꾸거나 그 위험성을 경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을 올바르게 활용하기 위한 인간의 책임과 지혜를 요구하는 책입니다. 이 장을 통해 독자는 단지 AI의 기능이나 윤리 문제를 넘어서 우리가 사는 세계와 미래에 대해 보다 넓은 시야를 갖게 됩니다. 기술 발전의 속도를 무조건 따라가기보다는 그 방향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사유가 절실하다는 메시지는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합니다.
인간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빅 퀘스천』은 단지 질문을 던지는 책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류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자 과학적 성찰과 철학적 물음이 만나는 지점에서 우리의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책입니다. 호킹은 인간의 지적 능력과 과학기술이 세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으면서도 그것이 잘못 사용될 경우 얼마나 파괴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도 경고합니다. 그는 “위대한 발견은 늘 질문에서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질문은 단지 지식에 이르는 도구가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이며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근원적인 행위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은 바로 그 질문을 어떻게 던지고 그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과학 설명서가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던지는 도전이자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책입니다. 『빅 퀘스천』은 과학에 관심 있는 독자는 물론 삶의 방향과 윤리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에게도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호킹의 마지막 메시지는 이렇습니다. “우주는 크고, 우리는 작지만, 우리가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사실은 결코 작지 않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거대한 물음표들에 대해 우리는 어떤 답을 준비해야 할까요? 이 책은 그 질문의 출발점이자 우리가 더 나은 인간,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이정표가 되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