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 기후 위기, 양극화 같은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현대적인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해 오히려 ‘고대’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철학자 고병권입니다. 그의 저서 『고대문명에서 배우다』는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더스, 황허, 아메리카 문명과 같은 고대의 위대한 문명들을 통해 우리가 어떤 질문을 다시 던져야 하는지를 성찰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고대 문명사 해설서가 아닙니다. 고병권 특유의 깊이 있는 질문과 철학적 해석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는 문명의 본질과 인간다움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을 하게 만듭니다. 오늘날의 위기와 혼란 속에서 문명을 다시 정의해야 할 시점에 이 책은 고대라는 ‘오래된 미래’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을 통해 삶의 본질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이 글에서는 『고대문명에서 배우다』가 전하는 고대와 현대의 다리 역할을 살펴보고, 우리가 배워야 할 문명의 태도와 질문들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문명의 시작, 질문의 탄생 – 우리는 왜 고대를 돌아봐야 하는가?
『고대문명에서 배우다』는 우리가 고대 문명을 바라볼 때 단지 오래된 유적이나 역사적 사건으로서 보아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고병권은 "문명이란 인간이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고 답한 방식의 총체"라고 정의하며 고대 문명은 곧 인간 질문의 출발점이었다고 강조합니다. 메소포타미아의 도시국가에서 사람들은 신과 인간, 자연과 문명의 경계를 고민했고 이집트에서는 죽음 이후의 삶과 영원의 의미를 건축과 의례로 표현하였습니다. 인더스 문명의 계획 도시나 황허 문명의 신화 체계 역시 삶의 방식과 사회 구조에 대한 사유를 고스란히 반영합니다. 이처럼 고대 문명은 단순한 생존의 기술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이었습니다. 고병권은 오늘날의 우리는 너무 많은 정보와 도구를 가졌지만 정작 인간으로서의 근본적인 질문을 묻는 데 게을러졌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매일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그것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우리 사회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성찰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고대 문명은 그러한 질문들, 이를테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정의로운 사회란 무엇인가?", "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들을 매일의 삶 속에서 철저히 고민하였으며 그것이 곧 문명의 정수였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고대를 돌아보는 일은 단지 과거를 복기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인더스 문명의 도시계획은 민주성과 공공성의 상징으로 해석되며 황허 문명의 신화는 인간 존재의 한계와 책임을 일깨우는 서사로 읽힙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각 문명이 형성된 배경과 그들이 직면했던 위기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고민했던 방식들을 비교하며 문명이라는 것이 끊임없는 질문과 선택의 산물임을 깨닫게 됩니다. 고병권은 독자들에게 ‘고대의 사유는 결코 낡은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며 오히려 그것이 현대의 무기력함을 깨우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전개합니다. 이는 고대 문명이 곧 인간 정신의 보고이며 오늘 우리가 필요한 통찰이 거기 숨겨져 있음을 보여주는 통찰력 깊은 주장입니다.
기술이 아닌 태도 – 고대문명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
오늘날 우리는 기술과 자본, 데이터에 의해 움직이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병권은 『고대문명에서 배우다』를 통해 문명의 진보는 단지 기술의 고도화나 도시의 확장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문명의 본질은 오히려 ‘인간의 태도’에 있다고 강조하며 고대 문명을 바라볼 때 우리가 진정 배워야 할 것은 그들이 세계와 인간을 대했던 방식 즉 ‘문명적 태도’라고 주장합니다. 예컨대 이집트의 거대한 피라미드는 단순한 무덤이 아니라 ‘삶 이후의 시간’을 깊이 있게 상상한 결과입니다. 그들은 생명을 시간의 연속선상에서 바라보았고 영원의 개념을 건축에 반영하였습니다. 이는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단기적 이익에 급급한 현대의 태도와 얼마나 다른지를 반영해 줍니다. 고병권은 이런 관점을 통해 문명을 보는 우리의 시각을 완전히 바꾸어놓습니다. 또한 그는 고대인의 자연관에 주목합니다. 황허 문명은 자연재해에 끊임없이 노출되어 있었지만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려 하기보다 조화롭게 공존하려는 태도를 선택하였습니다. 이는 오늘날 기후위기 앞에서 우리가 다시 고민해야 할 중요한 관점이며 고대 문명이 자연에 대한 예의와 절제를 기반으로 성립되었다는 점은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인더스 문명은 위생과 공공의 삶을 중요시하며 정교한 하수도 시설을 갖추고 있었고 이는 공동체의 지속성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 그들의 철학을 반영합니다. 이렇듯 고대 문명은 실용적 기능을 넘어 철학적 사유의 산물로 이해해야 하며 고병권은 이러한 문명들의 사례를 통해 진정한 문명이란 타자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질서를 고민하는 것임을 일깨워 줍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이 스스로의 질문을 멈춘다면 그 문명은 이미 퇴화한 것과 다름없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합니다. 결국 우리가 고대 문명에서 배워야 할 것은 새로운 도구나 방법이 아니라 삶에 임하는 태도이며 세계를 바라보는 철학적 자세입니다. 『고대문명에서 배우다』는 이를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독자 스스로 사고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병권 특유의 사유 방식이 책 전체에 깊이 스며 있습니다. 이로 인해 독자는 단순히 정보를 얻는 데 그치지 않고 삶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하게 됩니다.
오래된 미래, 고대가 묻고 우리는 답한다
『고대문명에서 배우다』는 고대 문명이 단지 과거의 유물이나 신기한 이야기거리가 아닌 오늘 우리 삶을 반추하고 바꾸는 데 결정적인 영감을 줄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고병권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질문하게 만듭니다. 문명이란 곧 ‘어떤 질문을 던지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집합적 응답이며 고대 문명은 그 질문의 시작이자 뿌리임을 말해줍니다. 특히 이 책은 문명을 단순한 기술 발전의 결과로 보지 않고 인간의 철학적 태도와 존재 방식의 총체로 바라보며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와 혼란 속에서도 여전히 고대가 줄 수 있는 통찰은 유효하다고 말합니다. 『고대문명에서 배우다』는 고대의 사유와 질문들을 통해 독자가 ‘나는 지금 어떤 문명의 일원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더 나아가 개인적 삶의 방식과 공동체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안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고대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듯한 감각을 느끼게 되며 동시에 우리 시대가 간과한 것들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단기적 효율과 성과를 중시하는 현대 문명 속에서 고대가 던지는 질문은 오히려 우리를 더 인간답게 만들어줍니다. 『고대문명에서 배우다』는 단순한 문명 해설서가 아니라 시대를 넘어 인간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서로서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문명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떤 문명을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물음을 다시 던지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질문의 실마리를 놀랍게도 수천 년 전 고대의 기록 속에서 찾을 수 있음을 말해줍니다. 그렇게 고대는 오늘을 비추는 거울이 되고 우리가 향할 미래의 지도를 그리는 도구가 되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