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또 하루가 시작된다”며 한숨을 내쉰 적이 있으신가요? 많은 이들에게 직장은 생계를 위한 공간이자 스트레스의 원천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업무는 반복되고, 성과는 불투명하며, 타인과의 관계는 늘 조심스럽습니다. 그럼에도 매일 아침 우리는 또다시 같은 길을 걷고, 같은 건물로 들어섭니다. 김상균 교수의 『나는 매일 출근이 즐겁다』는 이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흐름 속에서 반짝이는 가능성을 발견해보자고 제안하는 책입니다. 그는 직장이 단지 ‘의무적으로 거쳐야 할 공간’이 아니라, 삶을 훈련하고 몰입하며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놀이터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닌, 철학과 놀이 이론, 게임 디자인의 통찰을 버무린 이 책은 ‘일’이라는 개념을 전복시키는 색다른 관점을 제공합니다. 본문에서는 저자가 말하는 ‘즐거운 출근’의 비결과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일과 삶의 균형, 그리고 궁극적인 행복의 의미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일과 놀이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생각
『나는 매일 출근이 즐겁다』에서 김상균 교수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구분해온 ‘일과 놀이’의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흔히 일은 피로와 의무의 영역, 놀이는 자유와 즐거움의 영역으로 인식되곤 합니다. 그러나 그는 놀이가 결코 가볍기만 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가장 집중하고 몰입하는 활동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아이들이 블록을 조립할 때의 몰입, 게이머가 미션을 수행할 때의 몰두를 떠올려 보면, 우리는 놀이 속에서 놀라운 집중력과 창의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일에는 그 같은 몰입이 적용되지 못할까요? 김 교수는 문제의 원인이 ‘업무 그 자체’보다는 ‘일을 대하는 태도’에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해답을 게임 디자인의 원칙에서 찾습니다. 그는 게임처럼 일도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피드백을 받고, 점점 더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구조를 가진다면, 우리가 느끼는 일의 피로감은 줄고 성취감은 훨씬 커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업무를 단순한 지시가 아닌 '미션'처럼 재구성하고, 성취의 단계를 기록하며, 나만의 보상을 설계하는 방식은 실제로 많은 직장인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는 ‘협업’을 게임의 팀플레이처럼 바라볼 것을 권유합니다. 서로의 능력을 조합하고 역할을 분담하며 함께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팀워크의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김상균 교수는 일을 바꾸기보다, ‘일을 바라보는 인식’을 바꾸는 데서 진정한 변화가 시작된다고 강조합니다.
출근길에 설렘을 더하는 태도란 무엇인가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제안 중 하나는 ‘나만의 프로젝트’를 만들어보라는 것입니다. 직장에서 주어진 업무만으로는 성취감을 느끼기 어려울 때, 자신의 관심사나 장기적인 목표를 기반으로 작은 프로젝트를 시작해보라는 조언은 매우 실용적입니다. 예를 들어 UX 디자이너라면 매주 한 가지 사용자 경험 사례를 수집해 블로그에 정리하거나, 마케터라면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새로운 마케팅 실험을 기획해보는 식입니다. 이처럼 사소한 프로젝트는 업무에 개인적인 의미와 방향성을 부여하고, 지루한 반복 속에서도 자신만의 성장을 경험하게 해줍니다. 김상균 교수는 또 하나의 키워드로 ‘배움’을 꼽습니다. 반복적인 일이라도 그 안에 배움의 요소가 있다면 우리는 지루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새로운 툴을 익히는 것, 팀원과의 소통 방식을 개선해보는 것, 프레젠테이션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법을 연습하는 것 등, 일상적인 업무 속에서 ‘하나의 스킬’을 개선하려는 작은 시도는 매일을 성장의 시간으로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감정 관리입니다. 그는 감정 노동에 지친 사람들에게 ‘감정을 정리하는 루틴’을 만들어보라고 권합니다. 예컨대 퇴근길에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되돌아보거나, 아침에 5분간 명상으로 마음을 비우는 식의 간단한 의식은 감정의 피로도를 낮추고, 일과 삶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에게 출근은 단지 직장에 도착하는 행위가 아니라, 마음을 준비하는 일이고, 삶의 한 장면을 의식적으로 설계하는 과정입니다.
일터는 감내의 공간이 아니라 설계의 공간입니다
『나는 매일 출근이 즐겁다』는 직장을 단순히 견디는 공간으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설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새롭게 조명합니다. 우리는 종종 일터를 바꿀 수 없는 구조로 인식하지만, 김 교수는 일의 맥락 속에서 우리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백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문제는 그 여백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채 지나쳐 버리는 데 있습니다. 그는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플레이 룰’을 정하고, 그 룰을 기반으로 ‘의미 있는 즐거움’을 설계하라고 제안합니다. 예컨대 회의 자료를 만들 때 디자인 요소를 개선해보거나, 이메일을 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실험해보는 것처럼, 아주 작은 영역에서도 우리는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시도는 결국 ‘일을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이며, 그 과정이야말로 출근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첫걸음이 됩니다. 김상균 교수는 조직 변화가 개인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위에서 내려오는 혁신보다 아래에서부터 솟아나는 자발성이 더 강력한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믿음은, 모든 직장인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로 다가옵니다. 일은 우리 삶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렇다면 그 시간을 견디는 것보다, 조금 더 사랑하는 것이 삶을 더 의미 있게 만드는 방법이 아닐까요?
오늘 출근이 즐거워지길 바라는 당신에게
『나는 매일 출근이 즐겁다』는 “출근이 즐거운 사람이 과연 있을까?”라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고, 더 나아가 “당신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속삭여주는 책입니다. 무조건적인 낙관주의도 아니고, 환상에 가까운 판타지도 아닙니다. 오히려 이 책은 직장이라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렸던 자율성, 호기심, 창의성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이 책은 ‘출근을 견디는 법’이 아닌 ‘출근을 설계하는 법’을 알려주는 안내서입니다. 그 설계는 거창하거나 대단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작고, 개인적이며, 반복 가능한 실천에서 시작됩니다. 아침 10분 일기를 쓰는 일, 점심시간 5분 책을 읽는 일, 하루에 한 번 동료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일—그 작은 행동이 당신의 하루를 바꾸고, 결국 당신의 직장생활과 삶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출근길에 느끼는 무게를 조금 덜어내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세요. 김상균 교수의 문장들은 당신의 일상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언어를, 그리고 작은 변화를 위한 실마리를 조용히 건네줄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 당신도 말하게 될지 모릅니다. “나는 오늘 출근이 좀, 즐거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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